이옥화(24?가명)씨는 탈북여성으로 다섯 번 팔려간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입니다.

17세 때 지병으로 아버지가 세상을 뜨나자 가정 형편이 더욱 어려워진 그녀는 당시 대학에 다니던 오빠의 학비를 대기 위해 온 가족이 끼니를 걸러 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다?중국에 가면 돈을 벌기 쉽다?는 북한인 탈북 브로커의 꼬임을 받자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중국행을 결심했습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그 해 겨울 고향인 함경북도 한 도시에서 기차로 4시간 가까이 걸려 두만강이 바라다 보이는 회령에 도착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꽁꽁 언 강 앞에 이르자 국경수비대원이 지키고 있었고 브로커는 도강을 재촉했습니다. 얼음판 위로 30여ｍ를 걸어 강 반대쪽 어귀에 닿은 뒤 브로커는 기다리고 있던 조선족 3명에게 옥화씨를 인계하였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 인신매매였습니다. 브로커가 자신의 몸값으로 이들로부터 2천위안(약 24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들은 승용차로 옥화씨를 룽징(龍井)으로 데려갔고 집안에 갇혀 이틀 낮밤을 지내다 4시간가량 떨어진 푸쑹(撫松)으로 다시 팔려갔습니다.

?널 5천위안이나 주고 샀으니 도망치면 죽이겠다?는 위협을 받고 겁에 질린 옥화씨는 사흘간을 죽은 듯이 지내다 한밤중에 속옷 바람으로 무작정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리에서 만난 조선족에게 협박을 받아 지린(吉林)의 다른 조선족에게 2천위안에 팔렸고 이 조선족은 다시 5천위안을 받고 한족에게 그녀를 넘겼습니다.

이렇게 한 남자에게서 다른 남자에게로 팔리기를 반복하는 동안 20세도 채 되지 않은 옥화씨의 몸은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었습니다. 이 한족은 랴오닝(遼寧)성 한 깊은 산골마을의 다른 한족 농사꾼에게 1만6천위안을 받고 그녀를 팔아 넘겼습니다. 다행이 이 남자는 옥화씨를 더 이상 팔지 않았고 그들은 딸을 낳았습니다.

옥화씨는 첩첩산중 외딴 시골 마을에 살기 때문에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았고 중국말이라도 배우자는 생각으로 그대로 눌러 앉게 됐습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아이는 자라갔고 가짜 중국인 호구(戶口)까지 만들어 중국 사람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동의를 얻어 지난 4월 베이징(北京)으로 돈벌이를 하러 나섰다가 자신과 같은 경로를 거쳐 동북 3성의 시골로 팔려 간 탈북 여성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며 지난 2개월간 인편으로 6천위안을 고향의 가족들에게 부칠 정도로 이제는 베이징 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었지만 지난 세월이 꿈만 같다고 말했습니다.[연합뉴스 2005.06.14 참조]

북에서 끼니를 잇지 못하고 고생하는 우리 동족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들에게 인권이란 말 자체가 사치스러운 말 같이 느껴지는 것이나 아닌가 걱정합니다. 625의 그 참담했던 날들을 되돌아보며 아직도 가난에서 허덕이고 있는 북의 동족들을 생각하며 통일의 그날을 꿈꾸어 봅니다.

그가 포로가 되어 사로잡혀 갔고 그 어린아이들은 길모퉁이에 메어침을 당하여 부숴졌으며 그 존귀한 자들은 제비 뽑혀 나뉘었고 그 모든 대인들은 사슬에 결박되었나니[나 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