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편지 470 감동과 환희를 안고 뛰었다
팔이 없으면 다리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며 달리기를 시작했지요." 사고로 두 손을 모두 잃은 김영갑(31.구미마라톤클럽)씨가 마라톤 풀코스를 선수 못잖은 2시간38분04초의 기록으로 완주했습니다. 두 손목 아래가 없는 그가 남녀 엘리트 선수들 사이에 끼여 달리는 모습은 TV 중계(KBS)로도 자주 비춰졌고,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격려했습니다.
골인 직후 그는 트랙에서 두 팔꿈치를 짚고 두 차례 큰절을 했습니다. "신발 끈을 묶어준 동료, 같이 뛰던 사람들의 따뜻한 격려가 있었기에 마지막까지 뛸 수 있었어요. 29km 지점을 달릴 때는 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아 그만두고 싶었지만 이겨냈어요."
1998년 1월. 군복무를 마친 뒤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중 변전실에서 감전 사고를 당해 손목 아래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4개월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매사에 자신감 없이 살아가던 그는 2001년 4월 우연히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달릴 때는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높았던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동호인들과 어울리면서 성격도 밝아졌어요."
그는 지금껏 풀코스를 뛴 게 모두 27번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제주도에서 풀코스를 3시간41분에 완주했습니다.
이날 자신의 최고 기록인 2시간43분대)을 5분이나 단축하고 난 뒤에 "코스와 날씨가 모두 좋았다. 초반에 오버페이스하지 않은 것이 기록을 깨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직까지 특별한 직업이 없이 그는 장애인 연금만으로 생활지만 그러나 그는 "이제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좋은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그의 소망을 말했습니다.
달리기 위해 흔들어야 하는 팔 없이 마라톤 풀코스를 달린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 어려운 일을 해 낼 수 있었던 까닭은 좌절하여 물러서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이었으며 스스로를 처 복종시키는 끈기이었다고 이었다고 봅니다. 그가 말한 대로 누구나 ‘팔이 없으면 다리로는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는가하고 누가 저에게 물으면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학생 때 장거리 달려 본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숨이 가쁘고 힘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두 발 두 다리 다 갖고도 풀코스를 반이라도 뛸 수 없을 것이라고 솔직히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달리기 아닌 다른 것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어 그것을 하는 것이 절망하지 않는 요령이라 믿습니다. 내가 다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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