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안녕리 1-1 {隆健陵 소재}
사 적 : 제 206 호

健陵의 특징
 : 正祖(이성 ; 1752 - 1800, 재위 24년, style="FONT-SIZE: 10pt">본래 시호(諡號)가 정종(正宗)이었으나 고종대[광무3년, 1899년]에 정조(正祖)로 추존됨)와 비(妃) 효의왕후 김씨(孝懿王后金氏 ; 1753 - 1821)의 건릉은 본래 정조(正祖) 승하 후 친부(親父)인 사도세자(思悼世子)의 현릉원(顯陵園; 후에 장조(莊祖) 융릉(隆陵)으로 개칭) 동쪽에 안장(安葬)되고자 했던 유언에 따랐으나 풍수학(風水學)으로 나쁘다고 해서 천장(遷葬)의 논의가 있던 차에 효의왕후(孝懿王后)가 승하[순조 21년]하자 현재의 위치인 융릉(隆陵) 서쪽으로 이장(移葬)하고 함께 합장(合葬)을 하게 됩니다.
 능제(陵制)는 봉분(封墳)에 병풍석(屛風石)은 없이 난간석(欄干石)만 돌리고 상석(床石) 하나에 8각의 장명등(長明燈)과 망주석(望柱石)을 설치하였으며 문무인석(文武人石)과 수석(獸石: 석호(石虎),석양(石羊),석마(石馬))들은 왕릉(王陵)의 예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특히 정자각(丁字閣) 앞의 참도(參道)가 넓게 박석(薄石)으로 깔려있는 모습은 정조(正祖)의 업적을 느끼게 하는 웅장함이 있습니다.

正祖代의 사료(史料)

뒷 이야기
: 조부(祖父)였던 영조(英祖)의 대를 이어 25세의 왕성한 나이에 왕위(王位)에 오른 정조(正祖)는 18세기를 마감하는 24년간의 재위(在位) 기간 동안 선왕(先王)인 영조가 마련한 중흥기(中興期)를 완성시키는 많은 업적을 이룹니다.
즉위 직후부터 선왕의 뜻을 이어 왕실(王室) 거실을 '탕탕평평실(蕩蕩平平室)'이라 할 정도로 탕평정치(蕩平政治)를 계승해서 행하고 규장각(奎章閣)을 두어 왕실(王室) 연구기관(硏究機關)으로 학자들을 모아 경사(經史)를 토론케 했으며, 활자(活字)를 개량하여 인쇄술을 발전시켜 많은 서적을 간행(刊行)합니다. 특히 청(淸)나라 고증학(考證學)의 영향을 받은 실학(實學)을 크게 발전시켜 근대(近代) 문예부흥(文藝復興)을 이루었으나, 한때 천주교(天主敎)의 유입을 막기 위해 청으로부터 들어오는 서적의 수입을 막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실학사상가(實學思想家)들이 어느 정도 권력에 접근할 수 있었고 왕조(王朝)의 지배 질서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기였으나 천주교(天主敎)가 전래됨으로 인해 변화를 두려워한 보수세력(保守勢力)의 반발을 야기(惹起)시키는데, 정조(正朝) 승하 후 순조(純祖)의 즉위와 함께 단행된 신유박해(辛酉迫害)로 커다란 반격을 가한 보수 세도(勢道) 정권이 이후 60여년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와 함께 조선조 후기의 문화적 황금기(黃金期)를 이룬 정조(正祖) 자신의 심정은 친부(親父) 사도세자(思悼世子[莊祖])의 참혹한 화난(禍難)에 대한 원한(怨恨)으로 인해 평생 우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도세자(思悼世子)의 현륭원(顯隆園)을 수원부(水原府) 화산으로 옮기고 매년 배알(拜謁) 행차를 하며, 왕조 초기의 도성(都城) 축성, 흥선대원군 시절의 경복궁(景福宮) 재건(再建)과 함께 조선 3대 토목공사(土木工事)로 일컬어지는 수원성[화성(華城)]을 축조하고 소경(小京:제2도읍지)으로 승격시키는 등의 일들이 실제 생부(生父)에 대한 단순한 회한(悔恨)의 발로(發露)라기 보다는 개혁의지가 강했던 정조의 보수세력 견제와 실학적(實學的) 정치세력의 추구를 위해 행해진 것으로 봄이 마땅할 것입니다.
 사도세자(思悼世子)와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의 둘째아들로 태어난 정조는 영조(英祖)의 명으로 후사(後嗣)가 없이 요절(夭折)한 백부(伯父) 효장세자(孝章世子: 사도세자의 형)의 계통을 이어 양자(養子)로 올려지게 되어 즉위 후에 효장세자를 추존(追尊)해 진종(眞宗)으로 올리게 되는데, 이로 인해 생부(生父)인 사도세자는 정조(正祖) 당대에는 추존이 되지 못하고 고종대(高宗代)에 가서야 장조(莊祖)로 추숭(追崇)됩니다.

孝懿王后 김씨(金氏) 약사(略史)
 효의왕후(孝懿王后) 김씨(金氏)는 영조(英祖) 29년에 명문가(名文家)인 청풍김씨(淸風金氏) 청원부원군(淸原府院君) 김시묵(金時默)의 딸로 태어나 10세 때에 당시 왕세손(王世孫)이었던 정조(正祖)의 빈(嬪)이 되었다가 1776년 정조 즉위와 함께 왕비(王妃)에 책봉됩니다. 성품이 온화(溫和)하고 겸손하여 조모(祖母)격인 영조의 계비(繼妃) 정순왕후(貞純王后)와 혜경궁(惠慶宮) 혜빈홍씨(惠嬪洪氏)를 극진히 섬겨 궁궐내에서 존경의 대상이 됩니다.
 슬하(膝下)에 소생(蘇生)이 없이 안타까운 생을 보내지만 기꺼이 수빈박씨(綏嬪朴氏)의 소생을 원자(元子: 순조)로 삼게 됩니다.[정조 14년, 1790년] 그 후 순조(純祖) 21년까지 여생(餘生)을 보내다가 69세의 나이로 승하(昇遐)합니다. 

1752(영조 28)∼1800(정조24).
조선 제22대왕.
재위 1777∼1800.
이름은 산.
자는 형운,
호는 홍재.

1. 가계와 친정체제 구축

영조의 둘째아들인 장헌세자( 일명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으며, 청원부원군 김시묵의 딸 효의왕후를 비로 맞았다.

1759년(영조 35) 세손에 책봉되고 1762년 장헌세자가 비극의 죽음을 당하자 조세한 영조의 맏아들 효장세자의 후사가 되어 왕통을 이었다.

1775년에 대리청정을 하다가 다음해 영조가 죽자 25세로 왕위에 올랐는데, 생부인 장헌세자가 당쟁에 희생되었듯이, 정조 또한 세손으로 갖은 위험 속에서 홍국영등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리고 ‘개유와’라는 도서실을 마련하여 청나라의 건륭문화에 마음을 기울이며 학문의 연마에 힘썼다.

그리하여 즉위하자 곧 규장각을 설치하여 문화정치를 표방하는 한편, 그의 즉위를 방해하였던 정후겸, 홍인한, 홍상간, 윤양로 등을 제거하고 나아가 그의 총애를 빙자하여 세도정치를 자행하던 홍국영마저 축출함으로써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였다.

2. 문화정치의 추진

정조는 퇴색해버린 홍문관을 대신하여 규장각을 문형의 상징적 존재로 삼고, 홍문관, 승정원, 춘추관, 종부시, 등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부여하면서 정권의 핵심적 기구로 키워나갔다. ‘우문지치’와 ‘작성지화’를 규장각의 2대명분으로 내세우고 본격적인 문화정치를 추진하고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 것이다.

‘작성지화’의 명분 아래 기성의 인재를 모아들일 뿐만 아니라, 참상·참외의 연소한 문신들을 선택, 교육하여 국가의 동량으로 키우고, 나아가 자신의 친위세력으로 확보하고자 하였으며, ‘우문지치’의 명분 아래 세손 때부터 추진한 《사고전서 》의 수입에 노력하는 동시에 서적의 간행에도 힘을 기울여 새로운 활자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임진자, 정유자, 한구자, 생생자, 정리자, 춘추관자 등을 새로 만들어 많은 서적을 편찬하였으니, 사서, 삼경 등의 당판서적을 수입하지 못하게까지 조처한 것도 이와같은 자기문화의 축적이 있었던 데서 가능한 것이었다.

그는 또한 왕조 초기에 제정, 정비된 문물제도의 보완, 정리를 위하여 영조 때부터 시작된 정비작업을 계승, 완결하였다. 《속오례의》,《증보동국문헌비고》, 《국조보감》, 《대전통편》, 《문원보불》, 《동문휘고》, 《규장전운》, 《오륜행실》 등은 그 결과였는데,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저작물도 정리하여 뒷날
《홍재전서》(184권 100책)로 정리, 간행되도록 하였다(1814).

3. 탕평책의 계승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하여 당쟁에 대하여 극도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왕권을 강화하고 체제를 재정비하기 위하여 영조 이래의 기본정책인 탕평책을 계승하였다.

그러나 강고하게 그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던 노론이 끝까지 당론을 고수하여 벽파로 남고, 정조의 정치노선에 찬성하던 남인과 소론 및 일부 노론이 시파를 형성하여, 당쟁은 종래의 사색당파에서 시파와 벽파의 갈등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그가 1794년에 들고 나온 ‘문체반정’이라는 문풍의 개혁론은 이러한 정치적 상황과도 관련되는 것이었다. 그는 즉위초부터 문풍이 세도를 반영한다는 전제 아래 문풍쇄신을 통한 세도의 광정을 추구하기도 하였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내걸게 된 것은 정치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술수였으며, 탕평책의 구체적인 장치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4. 중인문화의 장려와 문예부흥

그는 학문적으로도 육경중심의 남인학파와 친밀하였을 뿐 아니라 예론에 있어서도 ‘왕자례부동사서’를 주장하여 왕권우위의 보수적 사고를 지니고 있는 남인학파 내지 남인정파와 밀착될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었다.

그러나 ‘천하동례’를 주창하면서 신권을 주장하였던 노론 중에서도 진보주의적인 젊은 자제들은 북학사상을 형성시키고 있었으므로 그의 학자적 소양은 이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하였다.

그리하여 규장각에 검서관제도를 신설하고 북학파의 종장인 박지원의 제자들, 즉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등을 등용함으로써 그 사상의 수용을 기도하였다.

그런데 이 검서관들은 신분이 서얼로서 영조 때부터 탕평책의 이념에 편승하여 ‘서얼통청운동’이라는 신분상승운동을 펴고 있었으므로 이들의 임용은 서얼통청이라는 사회적 요청에 부응하는 조처이기도 하였다.

정조는 이와같이 남인에 뿌리를 둔 실학파와 노론에 기반을 둔 북학파 등 제학파의 장점을 수용하고 그 학풍을 특색있게 장려하여 문운을 진작시켜나가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문화의 저변확산을 꾀하여 중인이하 계층의 위항문학도 적극 지원하였다.

여기서 인왕산을 중심으로 경아전이 주축이 된 중인 이하 계층의 위항인들이 귀족문학으로 성립되어온 한문학의 시단에 대거 참여하여 ‘옥계시사’라는 그들 독자의 시사를 결성하고, 그들만의 공동시집인 《풍요속선》을 발간하는 등 성관을 이루게 되어 중인문화의 원동력이 되고 뒷날 ‘필운대풍월’의 효시를 보게도 되었다.

때문에 이 시기를 조선시대의 문예부흥기로 파악하기도 하는데, 그 문예부흥이 가능하였던 배경은 병자호란 이후 17세기 후반의 화이론에 입각한 소중화의식이 고취되고, 이에 따른 북벌론의 대의명분 아래 안으로는 조선성리학의 이념인 예치의 실현이라는 당면과제를 국민상하가 일치단결하여 수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룩한 정신적 자긍심과 조선문화의 독자적 발전에 있었다고 하겠다. 이러한 국수주의적 경향은 18세기 전반에 있어 문화의 제반분야에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니, 이를테면 그림에서 진경산수라는 ‘국화풍’, 글씨에서 동국진체라는 ‘국서풍’이 그러한 것이다.

이는 조선성리학의 고유화에 따른 조선문화의 독자성의 발로이며, 바로 이러한 축적 위에 정조의 학자적 소양에서 기인하는 문화정책의 추진과 선진문화인 건륭문화의 수입이 자극이 되어, 이른바 조선 후기의 도미적성관으로 파악되는 황금시대를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5. 문화사업

정조의 업적은 규장각을 통한 문화사업이 대종을 이루지만, 이밖에도 《일성록》의 편수, 《무예도보통지》의 편찬, 장용영의 설치, 형정의 개혁, 궁차징세법의 폐지, 《자휼전칙》의 반포, 《서류소통절목》의 공포, 노비추쇄법의 폐지, 천세력의 제정 및 보급, 통공정책의 실시 등을 손꼽을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정치문제로 되고 있던 서학에 대하여 정학(正學)의 진흥만이 서학의 만연을 막는 길이라는 원칙 아래 유연하게 대처한 점도 높이 평가할 것이었다.

6. 장헌세자에 대한 예우

한편, 그는 비명에 죽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와 예우문제에도 고심하였다. 외조부 홍봉한이 노론 세도가로서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되었지만, 홀로 된 어머니를 생각하여 사면하여야 하는 갈등을 겪었고, 또 아버지를 장헌세자로 추존하였다가 뒤에 다시 장조로 추존하는 노력을 치렀다. 그러면서 양주 배봉산 아래에 있던 묘를 수원 화산아래로 이장하여 현륭원이라 하였다가 다시 융릉으로 올렸고, 그 인근의 용주사를 개수, 확장하여 원찰로 삼기도 하였다.

1800년 6월에 49세의 나이로 죽자 그의 유언대로 융릉 동쪽 언덕에 묻혔다가 그의 비 효의왕후가 죽으면서(1821) 융릉 서쪽 언덕에 합장되어 오늘날의 건릉이 되었다.

시호는 문성무열성인장효왕이다. 대한제국이 성립되자 1900년에 황제로 추존되어 선황제가 되었다.

일명 개혁군주, 조선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군주라는 정조(正祖)에 대해서..

 사도세자가 비명원사한 두 해 뒤인 1764년 영조는 왕세손을 효장세자(뒤에 진종으로 추존)의 후사로 삼아 종통을 이어받도록 명했습니다. 친아버지 사도세자가 불의로 죽었기 때문에 왕세손의 왕위 계승 명분을 세워주기 위하여 요절한 영조의 맏아들 효장세자의 후사로 정한 것 이었습니다.

  산(蒜)은 영조의 둘째 아들인 사도세자(후에 장조로 추존)와 혜경궁 홍씨의 둘째 아들로 1752년 창경궁 경춘전에서 태어났으며, 8세 때에 왕세손에 책봉되었고, 11세 때에는 좌참찬 김시묵의 딸과 가례를 올렸으며, 그해 5월에 아버지가 뒤주 속에 갇혀 세상을 떠났습니다.

< 창경궁 문정전 >

-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입니다.

11세의 어린 나이에 비참한 죽음을 목격하고 평생동안 그 상처를 지니고 살았습니다.

 왕세손은 1775년 12월 7일 대리청정을 맡았으며, 이듬해 3월 5일 영조가 승하하자 3월 10일 경희궁 숭정문에서 즉위를 했습니다. 즉위 후 정조는 왕비를 왕대비로, 어머니 혜빈을 혜경궁으로 높이고, 빈을 왕비로 책봉하면서 영조의 유지에 따라 효장세자를 진종, 효순빈을 효순왕후로 추존했습니다. 정조는 법적으로는 사도세자의 아들이 아니라 양자로 입적한 효장세자의 아들로 즉위하였으나, 즉위 당일 다음과 같은 윤음(棆音)을 내렸습니다.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선왕이 종통을 중히 여겨 나로 하여금 효장세자의 뒤를 잇도록 명하였던 것인데, 내가 전일 선왕께 올린 글월을 보면 불이본(不貳本)에 대한 내 뜻을 충분히 짐작할 것이다. 예를 비록 엄밀히 지키지 않으면 안 되지만, 정 역시 풀지 않고는 안되는 것이니, 제사 모시는 절차를 당연히 대부의 예로 해야 할 것이나 태묘(太廟)의 예와는 달라야 하고, 혜경궁 역시 당연히 경외에서 공헌한 바가 있어야 하나 대비와는 차등을 두어야 할 것이다."

 정조는 이처럼 자신이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천명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세자에게 장헌이라는 존호를 추상하고, 수은묘를 영우원으로 높였으며, 사당은 경모궁이라고 했습니다.

  사도세자에게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 세력이 정계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정치적 위험을 극복하고서 정조가 즉위하자 자연히 사도세자의 죽음이 정계의 초점 아니 피바람을 예고하는 것 이었습니다. 영조 때부터 이미 형성된 시파와 벽파의 대립도 변화를 가져왔으며,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임오사건이 있자 세자를 동정하는 파와 세자의 죽음에 찬성하는 파가 생기게 되었는데, 이처럼 세자를 동정하는 파를 시파라 했는데, 그 대부분이 남인이었습니다. 또한 세자의 죽음에 찬성하는 벽파는 주로 노론이었습니다.

 정권을 위협하는 노론 벽파 일당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였는데, 정조는 자신의 즉위를 반대했던 작은 외조부 홍인한을 귀양 보내어 사사하고, 역모하다 발각된 홍상간, 정후겸, 윤양로 등을 주살, 유배하는 한편 사도세자를 비명에 죽게 하는 데 적극 참여했다가 이미 죽은 김상로를 삭탈관직했으며,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의 동생 김귀주를 귀양 보냈습니다. 또한 김상로처럼 사도세자를 죽이도록 한 홍계희의 아들 홍지해를 귀양 보냈다가 주살 했습니다. 홍지해는 홍인한·정후겸 등과 결탁하여 정조의 즉위를 방해했기 때문에 주살된 것이었습니다. 이 때 사도세자를 무고한 영조의 후궁 숙의 문씨와 그의 일가 문성국을 사사, 사형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정조를 시해하고 은전군을 추대하려다 발각된 홍상범 일당을 주살했습니다.

 이처럼 끈질긴 벽파와 시파의 음모로 정조는 왕위까지도 위협당했으나, 세손 시절부터 줄곧 경호해오던 홍국영을 중용하여 동부승지로 전격 기용했다가 다시 도승지로 승격시켰으며, 날랜 병사들을 뽑아 숙위소를 창설하여 왕궁을 호위케 하고 홍국영에게 숙위대장을 겸직하도록 했습니다.

 정조의 신임을 한몸에 받은 홍국영은 이것을 빌미로 실권을 장악하게 되엇으며, 홍국영ㅇ은 실권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자 누이동생을 정조의 후궁으로 책봉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이른바 홍국영의 세도정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위세는 등등했으나, 허나 정조는 홍국영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고, 또 그의 여동생이 입궁한 지 얼마되지 않아 죽자 그가 스스로 조정에서 물러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정권을 독점하기 위하여 효의왕후를 독살하려고 했고, 이것이 발각되어 4년간의 세도 정치 끝에 가산을 몰수당하고 전리로 쫓겨났습니다. 하지만 위의 부분에 관한사료는 좀 더 다른 자료를 찾아보아야 그 내면을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많은 부분입니다.

 정조는 홍국영이 세도정치를 펴는 동안 퇴색해 버린 홍문관(弘文館)을 대신하여 규장각(奎章閣)을 설치하여 문화정치를 표방하며 인재를 등용했습니다. '우문지치(右文之治, 학문 중심의 정치)'와 '작성지화(作成之化, 만들어내는 것을 통하여 발전을 꾀함)' 라는 규장각의 2대 명분을 앞세우고 본격적인 문화정치를 추진하고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 것입니다.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당쟁에 극도의 협오감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왕권을 강화하고 체제를 정비하기 위하여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 발전시켰습니다. 정조는 꿈에도 잊지않고 탕평책을 쓰기에 힘쓴다는 뜻으로 침실에 '탕탕평평실(蕩蕩平平室)' 이란 편액을 걸어놓을 만큼 당쟁의 폐습을 조정하고 민본적인 혁신정치를 펴려고 노력했습니다. 정조는 숙종 이후 실각했던 남인을 등용하고, 규장각에 검서관을 두고 박제가 등의 서얼 출신 학자들을 배치하여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능력과 학식에 상관없이 입신의 길이 막혀 있던 서얼들에게 조정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줌으로써 사회 분위기를 당파 위주가 아닌 능력과 학식 중심으로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세손 시절부터 활자에 관심이 깊었던 격조는 임진자(任辰字)·정유자(丁酉字)·한구자(韓構字)·생생자(生生字)·정리자(整理字)·춘추관자(春秋館字) 등을 새로 만들어 인쇄술의 발달을 기하는 한편, 서적 편찬에도 힘을 기울여 <<증보동국문헌비고>> <<국조보감>> <<대전통편>> <<문원보불>> <<동문휘고>> <<규장전운>> <<오륜행실>> 등을 간행하게 했고, 자신의 문집 <<홍재전서>>를 남겼습니다.

 정조는 주자학의 공리공론적인 학풍을 배격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이용후생(利用厚生)을 목표로 하는 실학을 크게 발전시켜 조선 후기의 문화적 황금시대를 이룩했습니다. 또한 제도 개편에도 힘써 5군영을 일대 개혁하고 장용영(壯勇營)을 설치했으며, 형정(刑政)을 개혁하여 악형을 폐지하는 한편, 빈민의 구제를 위하여 자휼전칙(字恤典則)을 반포했습니다.

 정조는 효성 또한 지극하여 당쟁의 희생물로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릉원을 수원에 있는 화산으로 천장하면서 왕릉의 규모로 조성하고,화성을 축조하며,화성 행궁을 건설했고,유수경(留守京)으로 승격시켰습니다.그리고 그곳에 왕의 친위 군영인 정예의 장용외영을 주둔시켰습니다.

 보기 드문 호학의 군주로서 조선 후기의 문예부흥기를 이끌었던 정조는 1800년(정조 24년) 6월 28일 보령 49세를 일기로 창경궁 영춘헌에서 승하했습니다.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인 건릉>

죽음에 대한 부분을 제가 답변내용으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죠.

『 정조의 죽음은 중앙 정치 세력의 격변을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의혹도 켰으며, 정조의 뒤를 이어 11살의 어린 순조가 왕이 되었을 때 , 사도세자를 죽게 했다는 의혹을 받던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되었는데, 정순왕후는 노론 벽파를 등용하고 남인 계열의 사람들을 대거 숙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인 계열 사람들은 노론벽파가 정조를 암살햇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정조 24년 여름이 되면서 정조의 이마와 등에 종기가 생겼는데,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월 14일부터 종기는 더욱 악화되어, 큼직한 벼루만한 종기가 등 전체로 퍼져 서너 되의 피고름이 나올 때도 있었다. 정조는 집요한 성격이라 무슨 일을 하든지 치밀하게 계획하여 끝을 보고 말았습니다.

한 여름의 더위와 집착증으로 가슴속 울화가 종기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열이 올라 견딜 수 없자 정조는 찬 음식을 먹었고, 이는 식욕을 떨구어 원기를 약화시켰습니다.머리와 등의 종기에서 올라오는 열과 허약한 원기로 총명하던 정조는 헛것이 보이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습니다. 6월 말이 되자 정조는 혼수 상태에 빠져 들었고 6월 28일, 의식을 놓고 말았습니다. 그의 죽음은 이렇게 종기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결정적인 부분이 의문으로 남아 있는 다른 왕들의 죽음 처럼 정조로 그러하지만...(정조실록, 권54 정조 24년 6월 을축) 』

 능호는 건릉, 묘호는 처음에는 정종(正宗)이라고 했다가 1899년 12월 19일 대한제국이 성립되자 정조(正祖)로 고치고, 황제로 추존하여 선황제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잠들어 있는 현릉원 동쪽 두 번째 산줄기 언덕에 안장되었다가, 글부터 21년이 지난 1821년(순조 21년)3월 9일 효의왕후가 승하하자 현릉원 서쪽 언덕으로 천릉함과 동시에 효의왕후를 합장했습니다.

위에서 묘호가 바뀐 이유에 대해서 제가 답변 내용 중에서 발췌한 것을 보면,

『 정조와 순조는 사학(邪學 - 천주교를 지칭)으로부터 유학을 지킨 공덕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종(宗)에서 조(祖)로 묘호를 바뀌었습니다. 』

요즘 드라마로 관심이 많은 부분인 그의 부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죠. 드라마하고는 다른 부분들이 많이 있으실 겁니다.드라마라는 것은 시청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픽션이 많이 삽입이 되기 때문이지요.

 정조를 모신 여인들은 대체로 정숙한 근검절약형이 많았습니다. 백성을 위한 민생정치를 펴려 햇던 정조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집니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그랬고, 11세에 맞이한 중전 효의왕후 역시 겸손하고 후덕한 여인이었습니다. 정치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으며, 왕비의 권세를 부리거나 후궁들을 질투하지도 않았고, 궁중의 재물을 함부러 쓰는 일도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천성이 공손하고 온후하여 60세가 넘어서도 혜경궁 홍씨를 잘 공양하였습니다. 그러나 효의왕후에게는 후사가 없었습니다. 원래 역사가 그런가 봐요. 꼭 뭐가 하나씩 빠지죠..특히 후사라는 부분이...

 25세에 즉위한 정조에게 아들이 없음을 우려한 정순왕후 김씨는, 영조의 3년상이 끝난 뒤인 1778년 5월에 후궁을 들이라는 한글교지를 내립니다. 이에 정조 초기 정국을 주도하던 홍국영의 누이 홍씨가 후궁으로 들어왔으나 1년 만에 병사하고 말았습니다. 다음으로 1780년 판관 윤창윤의 딸이 후궁으로 들어와 딸을 하나 낳은 후 역시 일찍 죽었습니다. 한편 정조가 화빈 윤씨의 처소에 드나들 때 시중드는 어떤 나인을 눈여겨보았는데, 그녀가 바로 의빈 성씨입니다. 정조가 마음에 들어 후궁을 삼은 경우는 그녀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개 나인에서 후궁이 된 의빈 성씨는 정조 6년(1782)에 아들 문효세자를 낳았으나 안타깝게도 5세의 어린 나이에 죽고 맙니다.

 왕위를 계승할 후사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자 그 다음 해에 다시 삼간택을 통해 후궁을 들이게 되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반남 박씨 박준원의 셋째 딸인 수빈 박씨입니다. 그녀는 정조 11년 2월 간택되자마자 빈호 '수(綏)'와 궁호 '가순(嘉順)'을 받았습니다. 정조가 후궁으로 간택된 양반의 딸들에게 궁호를 내린 것을 보면 그들을 특별히 우대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후사를 이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었던 박씨는 다행히도 정조 14년91790) 창경궁 집복헌에서 순조를 낳았으니 , 그 때 정조의 나이가 39세였습니다. 정조의 총애를 받은 박씨는 순조를 낳고 3년 후 숙선옹주를 낳았습니다. 다른 후궁들이 낳은 자식들이 모두 조졸하였기 때문에 정조에게는 수빈 박씨가 낳은 1남 1녀가 자손의 전부였습니다.

< 휘 경 원   후 경>

- 수빈 박씨가 1822년 사망하자 순조는 어머니 묘를  양주 배봉산(지금의 서울 휘경동)으로 정하고 '휘경'이라 하였던 것을 , 철종 때에 순강원 근처로 옮겼다가 다시 지금의 위치인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광릉 곁으로 천장되었습니다. 순조는 휘경원을 관리하는 수봉관을 능에 해당하는 참봉으로 높임으로써 어머니에 대한 정성을 다하고자 하였습니다.

 1800년 6월 28일 49세를 일기로 정조가 승하함으로써 11세의 어린 순조가 즉위하였고 대왕대비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였는데, 순조 즉위 후 내전 여인들의 지위도 한 단계씩 승격되어 왕대비 정순왕후는 대왕대비로, 왕비 효의왕후는 왕대비가 되었으며, 여기에 혜경궁과 가순궁까지 해서 왕실의 어른이 네명이나 되는 이른바 보기 드문 4전(四殿)의 시기였습니다.

여기서 순조의 세자 책봉을 늦게 한 이유를 문의하신분이 계셔서 제가 한 답변을 짚고 넘어가죠.

『 1800년(정조 24) 봄 정월 삭조(朔朝)에 왕세자에 책봉하였습니다. 이 때 정조는 원자(元子)가 이제 11세가 되었는데,

책봉하는 예(禮)를 지금껏 미루어 온 것은 관례(冠禮) · 책봉례(冊封禮) · 가례(嘉禮)를 한 해에 아울러 거행함으로써

천년 만년토록 모유(謨猷)를 전해 주어 후손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하여 관례 · 책봉례와 함께 가례도 이해 안에

거행하도록 명하였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

너무 밖으로 나갔나요...죄송...

 정조와 효의왕후가 잠들어 있는 건릉(健陵)을 스케치 하고 끝맺음을 하겠습니다.

건릉은 병풍석을 세우지 않고 난간석만 두른 것이 다를뿐, 그 밖의 모든 상설은 아버지 융릉(隆陵)의 예를 따르고 있습니다. 융릉과 마찬가지로 합장릉임에도 능침 앞에 혼유석을 1좌만 설치했고, 장명등도 융릉의 것과 같습니다. 또한 등신대에 가까운 문인석과 무인석의 조각은 매우 사실적이며, 문인석은 금관조복을 입고 있습니다.

< 건릉의 무인석과 문인석>

- 문인석은 금관조복을 입고 있습니다.

19세기 왕릉 석물 제도의 새로운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융릉과 건릉은 정조 때의 문운이 융성하던 기운과 양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융릉처럼 참도 좌우에 박석을 깔아 놓은 것이 특이합니다.

< 홍살문에서 정자각으로 이어진 참도>

- 참도 주위로 박석이 깔린 것이 이채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