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개월 만에 뇌성마비를 앓은 김경아(37.서울 미아동)씨는 왼쪽 발만 겨우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휠체어도 혼자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벽에 기대어 음악을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왜 나만 이럴까'생각하며 세상을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신체적 한계 때문에 점점 소심하고 반항적이 됐었습니다. 자신을 놀려줄 친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김씨가 그림 때문에 변하였습니다. 1992년 서울 상계동 뇌성마비복지관에서 처음 붓을 잡은 뒤 98년에는 장애인 그림 동아리 '화(畵)사랑'의 일원이 된 것입니다.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김씨는 2003년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특선 상을 받아 그 실력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깊은 가슴 속에서 잊고 있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이 타올랐습니다. 그림 대회에서 수상하면 제출하게 되는 이력서 란에 '학력 없음'으로 쓰는 게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34세 되던 2001년 처음 책상에 앉았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자 자신도 놀랄 만큼 진도가 빨랐습니다. 2002년부터 초졸.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거침없이 통과했습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아가 어려운 영어 발음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언니가 말했습니다. 왼발만 겨우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노트 필기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모두 암기해야만 했습니다. 수학 문제도 눈으로 풀어야 했습니다. 대입 검정 시험을 앞두고는 새벽 3시까지 책과 씨름했습니다.  

드디어 37세가 되던 작년에 가을에 그녀는 대입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합격 소식을 듣고 꿈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언니에게 꼬집어 달라고도 했어요." 그녀는 말했습니다. 이제 그녀의 꿈은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미술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을 알아볼 계획이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보통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종앙일보 2004.08.31참조] 

우리 주위에는 참으로 신체적인 부자유에도 불구하고 절망을 넘어서서 큰 꿈을 갖고 이를 실현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신체적인 부자유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을 꺽을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피나는 노력과 남모른 수많은 고비 고비를 넘어야 하는 인내가 뒤받침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난관들을 얼마나 슬기롭게 잘 넘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난관들을 하나하나 넘어가는 것이 성공이며 보람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탄하기만 한 인생은 성공이 없다해야 할 것입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