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교단들은 그동안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종교다원주의’나 ‘용공주의’라고 공격해 오던 것을 수위를 높여 적그리스도라고까지 표현하며 2013년 WCC 부산총회를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WCC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홍재철 목사)는 31일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교단장 및 단체장들이 연석회의를 갖고 WCC를 적그리스도로 규정하고 WCC의 비기독교적인 행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모임에는 18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WCC가 반성경적이고 비기독교적 단체라는 것에 뜻을 같이하고 강력 규탄했다.

특히 160개 교단장 및 28개의 선교단체장들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서 “WCC의 비기독교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36년간 일제 침략과 6·25사변의 격동기에도 오직 예수로 순교자적 피흘림의 발자취를 지켜온 우리 개혁주의 신앙의 지도자들은 WCC의 한국 진출을 철저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또 “WCC의 부산총회 유치가 마치 한국기독교 전체의 축제인양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해 1200만 성도들의 복음의 열정을 꺾어 버리려고 우롱한 극소수의 몇몇 교단과 한국교회 분열을 가져온 몇몇 목회자들은 철저히 하나님 앞에 회개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향후 한국교계 분열의 책임은 그들과 그들의 교단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개혁주의 보수교단 지도자들은 끝까지 WCC 부산총회를 반대하기로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서 축사에 나선 지왕철 목사(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 이사장)는 WCC를 종교다원주의와 용공주의로 매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그리스도로 규정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 목사는 “사도행전 4장12절을 부인하면 분명히 적그리스도”라며 “오늘 이 적그리스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복음의 파수꾼들이 일어나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WCC반대대책위 위원장 홍재철 목사는 “150개 교단장이 한꺼번에 모인 역사적인 자리”라며 “보수교단들이 들고 일어나서 적그리스도인 WCC를 대항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WCC반대 대책위는 교단이 참여하는 공식기구로 확대시키기 위해 올해 각 교단총회에서 ‘WCC총회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줄 것과 각 교단 WCC반대운동을 위한 특별예산 책정 등을 교단에 정식,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예장통합과 기장, 기감 등 국내 주요 교단들이 참여하고 있는 WCC를 ‘적그리스도’로까지 규정한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WCC 총회를 유치한 가맹 교단들과 WCC 유치를 반대하는 개혁주의 교단과 판이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